현상석 중 색대를 이루며 나타나는 띠의 두께가 더 두꺼운 돌들이 있다. 이런 색대는 분명 묘안석과는 뚜렷이 구분되는 밴드상의 색대로서, 이런 돌들을 호안석(虎眼石, Tiger’s eye)이라고 부른다. 호안석 역시 결정 내에 불순물로 들어가 있는 섬유상 결정들의 다발에 의해 만들어진다. 어떤 경우에는 섬유상 결정으로 들어가는 광물들이 금홍석인 경우도 있지만, 가장 잘 알려진 호안석은 석영 결정 내에 크로시돌라이트(Crocidolite)와 같은 가늘고 긴 결정형을 갖는 광물들이 들어간 결과, 금황색 내지는 갈색의 띠가 교호되면서 만들어지는 멋진 광채이다.
호랑이 눈을 연상시키는 금황색은 바로 이 돌에 포함된 철산화물이 만든다. 결정 내 섬유상 결정들이 만든 빛의 반사현상은 견사광택을 갖는 섬유광택으로 나타난다. 모든 묘안석이나 호안석은 결정 내에 들어 있는 이들 섬유상 조직이 놓인 위치와 이를 세공할 때 깎는 방위에 따라 돌에 나타나는 무늬가 달라진다.
석영 결정 내에 들어 있는 크로시돌라이트란 과거 우리가 석면으로 사용하던 광물의 한 종류인 청석면이다. 석영 결정 내에 들어 있다고는 했지만, 사실은 크로시돌라이트가 나중에 석영으로 치환되면서 만들어진 광물이다. 가늘고 긴 섬유상 조직을 가지고 있는 크로시돌라이트의 일부는 석영으로 치환되지 않고 남아있거나, 그런 조직을 따라 교대해 들어간 석영 때문에 다른 색대를 띠게 되는 것이다. 크로시돌라이트에 포함되어 있는 2가 철(Fe2＋)이 3가 철(Fe3＋)로 산화되면서 괴타이트(Goethite, 침철석이라고 부름)가 생성되는데, 이들 광물에 의해 황갈색 또는 적갈색을 띠는 색대가 만들어진다. 가늘고 긴 섬유상 조직은 크로시돌라이트의 섬세한 조직으로부터 기인된 것이다.
그러나 크로시돌라이트가 완전하게 석영으로 치환되지 않고, 일부가 원래 크로시돌라이트의 색인 청색이 남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돌은 ‘호크스 아이(Hawk’s eye)’라고 부른다. 남아프리카에서 산출되는 호안석은 ‘그리퀄랜다이트(Griqualandite)’라는 상품명으로 거래된다.
대체로 호안석은 석영이기는 하지만 부성분광물로 들어가 있는 적철석이나 크로시돌라이트 때문에, 이런 아름다운 패턴을 만들기는 하지만 불투명광물로 산출된다. 그래서 이 돌은 거의 전적으로 캐버션 커트로 가공된다. 흔히 반지나 펜던트로 만들어지는데, 구형 또는 원판상으로 연마시켜 팔찌나 목걸이로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장신구용으로 사용되기에 부적합한 돌은 조각용 원석이나 관상용 수정구를 만드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흔히 지압용 봉으로 만들어 치료석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호안석이 지질작용, 즉 온도나 압력이 높은 환경에 놓이게 되면 이 돌은 변화를 일으킨다. 자연계에서 모든 돌은 자신이 만들어진 환경, 즉 물리화학적 조건이 달라지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상태로 변질된다. 어떤 적정한 온도와 압력 조건에 이르게 되면 원래 호안석이 가지고 있던 철 광물에 의해 만들어진 색 띠의 모양이 변화되면서, 독특한 패턴을 만드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돌은 ‘타이거 아이언(Tiger iron)’이라고 부른다. 이런 패턴을 만드는 것은 색이 다른 광물들에 적철석과 석영 광물들이 섞이면서 만들어진다. 이런 돌은 장식용 공예품을 만드는데 활용되기도 한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의 브로크맨 산 근처에서 산출되는 타이거 아이언은 ‘마라맘바(Marra mamba)’라는 이름으로 거래된다.
호안석은 세계 각지에서 산출된다. 남아프리카, 중국, 캐나다, 미국, 브라질 및 나미비아 등 거의 모든 국가에서 산출된다. 이 돌은 호랑이의 용맹과 용기를 담고 있고, 결혼 9주년 기념 보석으로 판촉을 하는 돌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보석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돌이기도 하다. 악령이나 저주로부터 돌을 지니고 있는 이를 보호해 준다는 전승을 가지고 있으며, 로마 시대의 전사들도 전쟁에서 그들을 보호해 준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특히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줘 질병의 치료에도 유용하다는 치료석으로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가진 현대인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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