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와 아쿠어머린은 녹주석(Beryl)이란 광물 중 가장 잘 알려진 두 가지 보석광물이다. 녹주석 중 녹색을 띠는 것을 에메랄드라 하며, 청색을 띠는 것을 아쿠어머린이라고 하는데, 이 둘이 대중들이 가장 선호하는 녹주석 보석이다. 그러나 녹주석은 이 두 가지 색으로만 산출되는 것은 아니며, 여러 가지 다양한 색으로 산출된다.
녹주석의 족보를 학술적으로 밝히면 규산염광물 중 환형규산염광물이다. 이는 결정구조 내에 SiO4 사면체가 육각환형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결정구조 때문에 격자 내에 육각형의 빈 공간을 만든다.
이들의 화학식은 Be3Al2(Si6O18)으로 나타내지만, 결정구조 내 빈 공간에 여러 가지 원소들이 들어갈 수 있다. 이 공간에 들어가는 극소량의 전이금속원소들의 종류에 따라 녹주석은 여러 가지 색으로 나타나게 된다. 당연히 앞의 이론화학식으로 구성된 순수한 녹주석은 무색이다. 녹주석에 2가 철(Fe2+)이 구조 내에 들어가면 그 양에 따라 청색을 띠는 아쿠어머린이 되는데, 그러나 결정구조 내에 3가 철(Fe3+)이 들어가면 황색 내지는 황금색을 띠는 헬리오더(Heliodor)가 만들어진다.
헬리오더는 그 색 때문에 ‘태양의 선물’로 간주되기도 한다. 한때는 사람들이 이 돌이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이라고 믿었던 다소 낭만적인 생각을 한 시절도 있었다. 헬리오더는 결정 내에 미세한 내포물을 갖는 경우가 많다.
또한 결정구조에 들어간 망간(Mn)에 의해 분홍색계열의 색을 띠면 모거나이트(Morganite)라고 부른다. 이 이름은 1911년 미국의 보석학자 쿤즈가 미국의 은행가이자 보석업계의 후원자였던 모건(J.P. Morgan)을 기려 붙인 이름이다.
녹주석의 변색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어떤 녹주석은 거의 루비와 색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진한 적색을 띠기도 하는데, 이를 빅스바이트(Bixbite)라고 부른다. 빅스바이트는 매우 드물게 산출된다. 아마도 보석용 질을 갖는 것은 미국 유타 주가 현재로서는 유일한 산출지일 것이다. 또 에메랄드와는 다른 녹색계열의 색을 띠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따로 녹색 녹주석이라고 부른다. 거의 이론적인 조성을 갖는 순수한 녹주석은 무색으로 산출되는데, 명예스럽지는 않지만 무색의 녹주석은 다이아몬드 모조품으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를 고쉐나이트(Goshenite)라고 부른다.
이처럼 한 가지 종류의 같은 광물이지만 그 광물이 갖고 있는 색에 의해서 별도의 보석으로 취급된다. 같은 결정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 아주 극소량으로 들어 있는 전이금속원소가 부린 마술에 의해 이렇게 색깔이 달라진다. 이런 예는 녹주석에 한정되는 현상만은 아니며, 석영, 전기석, 석류석 등 여러 가지 다른 광물들에서도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에메랄드의 형제 보석들은 일반적으로 에메랄드보다 가치가 낮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손에 넣을 정도는 아닌 경우가 많다.
이들 에메랄드의 형제들은 역시 에메랄드를 산출하는 곳에서 산출되며, 그중에서도 브라질의 에메랄드 산출지가 이들의 주요 산출지이다. 주로 마그마 결정화 단계에서 최종적으로 생성되는 페그마타이트가 만들어질 때 이들 광물들이 큰 결정으로 생성된다. 이 돌들의 가치는 다른 유색 보석들이 그러하듯이 색깔이 진하고 선명할수록 투명도가 높을수록 가치는 높아진다. 이런 종류의 보석은 크기가 어느 수준에 이르러야 돌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색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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